덩케르크(Dunkirk, 2017) 와 용아맥

 

 지난 7월 크리스토퍼 놀란의 신작이 개봉한다는 말을 들은 나는 아랫도리가 근질 근질해 참을 수 가 없었고 바로 관람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예매를 하기 전 영화에 대해 조금 알아보다가 한 영화 관련 게시판에서 아이맥스로 봐야 제대로 보는것이라는 글을 보았다. 다행히 우리집 근처엔 아이맥스 상영관이 있기 때문에 영화를 제대로 즐길 수 있겠구나 생각하며 조금 더 영화에 대한 정보를 찾아 보던 중 계속 반복되서 보이는 용아맥이라는 단어 대해 궁금증이 일었다.

 

 알아본 바에 의하면 용아맥은 용산 아이맥스의 줄임말로 용산 아이파크몰 cgv의 아이맥스관을 뜻하는 단어였다. 최근 리뉴얼 되어서 무려 624석 규모와 세계 최대 사이즈의 스크린을 갖춘 용아맥은 국내의 다른 상영관과 비교를 거부하는 스케일을 갖고있었다. 그 사실을 알고나서 바로 예매를 하기 위해 가장 널널한 날을 골랐지만 그 명성답게 사흘 뒤인 월요일 아침시간 마저도 명당자리는 고사하고 선택 가능한 자리조차 몇군데 남지않아있었다.


 그리고 대망의 관람일. 실제로 가본 사람은 알겠지만 정말 어마어마하다는 말 밖에 나오지 않는다. 입장하면 바로 보이는 것은 가로30미터(아파트 10층 높이) 세로 21미터의 커다란 화면과 624개의 빼곡한 의자들이고 영화 팬이 아니라도 그에 압도 될 수 밖에 없다. 우리동네 아이맥스에 쓴 돈을 생각하면 cgv사장 따귀 5대 정도는 때려줘야 분이 풀리겠다.

  

 <덩케르크>에 대해서는 아이맥스로 촬영한 부분의 영화적 체험은 정말 훌륭하다고 느꼈다. 하지만 너무 큰 기대를 품은 탓인지 용아맥의 감동과 비교해서 크게 못미치는 수준이었다. 적당히 흥미로운 관람이었지만 만약 내가 아이맥스에서 관람하지 않았다면, 또 용산이 아니었다면 이 정도 흥미를 느낄 수 있었을까 의문이 들었다. 실제 배경 사건 보다도 덜 극적인 듯한 느낌이었다. 다른 나라 이야기라서 제대로 이해 못 한 것일 수도 있다. 내가 기대 한 것은 적당히 자극적인 함흥냉면이었으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평양냉면이었다.(no di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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