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 없는 마음의 허전함을 달래려고, 힘껏 산다, 때의 한점한점을 핏방울 처럼 진하게 산다, 수없이 고꾸라져서 정강이를 벗기더라도 말쑥한 정강이를 가지고 늙느니 보다는 낫다, 이렇게 속으로 부르짖어보지만 어떻게 하면 힘껏 살 수 있는지 도무지 캄캄했고, 피처럼 진한 시간은 어디 숨어 있는지 꼬리도 찾을 수 없을 뿐, 정강이를 벗기자면 걸려서 넘어갈 돌부리라도 있어야 하는데, 그의 발부리에 걸리는 것이라곤 영미가 기르는 고양이 밖에 없다...... -최인훈 『광장』
핏방울 처럼 진하게 살아도 덧없이 흩어져 잊혀지는 인생, 넓은 호수에 간장 한 숟갈 뿌린것 마냥 묽게 살다보니 밀려드는 허무감에 밤에 잠을 잘 수가 없다.
블로그를 이용해 의미 없는 것에 의미 부여하고, 쓸데없는 망상을 기록하며 내 시간을 조금 더 진하게 만들 수 있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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